구글은 슈퍼컴퓨터가 10 셉틸리언(10의 24제곱·septillion)년 걸리는 문제를 단 몇 분 만에 푸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210025300091?input=1195m
축하할 일이다. 사실이라면 인류의 경사다. 경쟁자인 아이온큐 주가가 조금 떨어지고, 암호화폐 가격도 떨어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10 셉틸리언 년이 긴 시간이라는 건 알겠는데, 우리말로는 뭐라고 번역해야할까?
신문 기사 타이틀마다 제각각이다.
연합 뉴스는 100해년 걸리는 문제를 5분에 풀었다고 타이틀을 걸었다.
' 윌로우는 현재 가장 뺘른 슈퍼컴퓨터가 10셉틸리언(10의25승)이 걸리는 문제를 5분 이내에 푼다는 설명이다. 10의25승은 한국의 숫자 단위로 10자(秭)에 해당한다. 이는 1경(京)의 10억 배다.'
여러 신문사들이 이를 받아 적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기존 슈퍼컴퓨터로 10억년 걸리는 계산 5분만에 해냈다고 썼다. 기존 컴퓨터의 속도에 논란이 있긴하나, 10 셉틸리언 년과는 차이가 큰 값이다. 10억년은 겨우 10의 9승에 불과하니 말이다.
매일경제는 수치의 '과학적 표기 방법'을 사용하여 '10의 25승년 걸리는 문제'라고 제목에 넣었다. 어차피, 어마무시하게 큰 수는 감이 잘 안오니, 차라리 '1 뒤에 0이 몇 개 붙는다'는 식의 '과학적 표기 방법'이 이해하기 쉬울 수 있다. 조나, 경이나, 해 정도까지는 들어 봤어도, '자'나 '양'은 들어본 적도 잘 없다.
그런데, 매일경제 뉴스 스탠드에는 또 '10경년 소요 문제 5분에 푸는 양자칩'이라고 적어 놓았다. 10경년은 '과학적 표기 방법'으로 10의 17승이니 이 또한 10 셉틸리언과는 한참 멀다.
오랜만에 큰 수가 등장하는 바람에 정국이(?) 혼란에 빠진 양상이다. 이 모든 숫자들이 ' 10 셉틸리언'을 가리키기 위한 것이라면, 이 중에 틀린 것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나무위키 정도는 찾아보고 기사를 쓰는 정성을 보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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