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의 사사로운 글쓰기14 자유론 - 존 스튜어트 밀 고민고민 끝에 고민을 쓰다 테리 샤이보 부인이 지난 3월 31일 숨을 거두기까지 정치계와 의학계와 법조계와 종교계에서 연일 논란이 이어져 왔다. 식물인간인 샤이보 부인으로부터 급식 튜브를 제거하는 것에 손을 들어주었던 법원 덕택에? 샤이보씨는 아내에게 죽음을 주었다. 생명의 존엄성과 안락사 논쟁에 더해 한가지 다른 의문이 생기는데 그것은 '국가가 개인의 자유에 어느 정도까지 개입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심장박동을 멈추게 하는 것을 국가가 강력히 금지해야 하는가 아니면 자유의 권리로 선택할 수 있게 놔 두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다. 100분 토론에도 나왔던 대마초 논쟁. 개인이 대마초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국가가 강제하는 것은 정당한가? 성매매 금지법. 팔겠다는 사람 있고, 돈.. 2023. 2. 16. 음악적 아름다움에 대하여 - 에두아르트 한슬리크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6번에는 아주 멋진 '고별'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내가 처음 구입한 클래식 음반들 중에 하나가 알프레드 브렌델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유명곡 음반이었는데, 거기에는 '월광' '비창' '열정' '고별' 네 곡이 들어 있었다. 앞에 세 곡에 비해 유명세가 다소 떨어지기는 하나 '고별' 소나타는 (베토벤은 이 곡에다 '고별, 부재, 귀환'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다.) 그 이름이 너무나 낭만적인데다 'Les Adieux'라고 불어로 멋지게 이름이 붙어 있어서 좋아하게된 곡이 었다. 그런데 곡을 들어보면서 곡이 별루 절절하거나 눈물짓게 만드는 것이 아닌 것 같아 속으로 스스로 메말라가는 내 감수성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고, 투쟁과 승리밖에 모르는 '악성'의 감수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2023. 2. 14. 열매가 떨어지면 툭하고 소리가 들리는 세상: 차이코프스키 / 아렌스키 - 피아노 트리오 열매가 떨어지면 툭하고 소리가 들리는 세상 서울 살 때 벽제 화장터를 몇 번 간 적이 있다. 관도 두어 번 들어 본 것 같다.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곳 풍경은 참 독특하다. 망자를 보내는 공간. 어디로 보내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보낸다. 몇 개의 화로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유족들은 처량한 목탁 소리와 염불 외는 소리, 처량한 5음계 비슷한 '요단강 건너서 만나리' 찬송가, 그리고 통곡 소리를 함께 듣게 된다. 죽은 사랑하는 사람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화장 절차가 끝나고 유족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남동생을 보낸 기독교인인 한 아주머니였다. 동생의 불멸의 영혼이 육체에서 빠져나가 천국으로 갔을 거라는 확신이 무척이나 강하셨던 것 같다. '참 이상하.. 2023. 1. 26. 고3 시절 내 추억의 음반: 윈튼 마살리스 - 스탠다드 타임 3권 윈튼 마살리스는 출중한 트럼펫 연주자이다. 클래식과 재즈를 넘나들면서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면서 뛰어난 연주를 들려준다. 스탠다드 타임 3권은 그의 많은 음반 중에서 걸작이라고 할 수도 없고 대표작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스탠다드 타임 시리즈가 그의 인기작으로 불려지고 있지만, 2권이 주로 추천되고 있지 3권은 그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치열한 연주도 아니고, 혁명적인 발상이 들어 있는 것도 아니고, 충격적인 재해석도 아니다. 어쩌면, '토요일 밤'을 위한 음악. 무드 잡는 음악, 까페 뮤직 정도로 평가 절하될 지도 모르겠다. 위대한 아티스트가 쉬는 겸, 몸도 풀 겸 해서 내놓은 듣한 음반. 키스 자렛의 'The Melody At Night, With You' 음반처럼 말이다. 하지만 내.. 2023. 1. 20. 이전 1 2 3 4 다음